미국 여행, 무역전쟁에 '뚝'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조치와 '제 51번째 주' 발언 이후 캐나다 내 반발 여론이 커지며 향후 여행 계획 자체를 취소하거나 보류하는 분위기가 확산 중이다. 지난 12일(월),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미국에서 자동차로 귀국한 캐나다인은 12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2%,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월과 비교하면 45.1%나 줄었다. 이는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리처드 밴더러브 여행사 트립센트럴(tripcentral.ca)의 대표는 “예약 취소보다는 새 여행 예약이 확연히 줄었다”며 “향후 수치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여행객 개개인이 미국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주변으로 퍼지면서 사실상의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행기로 미국에서 귀국한 캐나다인도 감소했다. 4월 항공 귀국자 수는 58만2,7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줄었다. 반면 해외(미국 이외 지역)에서 항공으로 귀국한 캐나다인은 증가했다. 전체 해외 항공 귀국자는 180만 명으로, 작년보다 1.7% 감소했지만 미국 외 국가 귀국자는 9.9% 증가했다. 여행사 플라이트 센터(Flight Centre)도 미국행 예약 급감 현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대변인 암라 두라코빅은 “4월 미국행 예약이 53% 감소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행 수요는 불확실한 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최근 캐나다인 여행객들이 일본, 한국, 태국, 콜롬비아 등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사들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에어캐나다는 3월 플로리다, 라스베이거스, 애리조나 등 미국 내 인기 여행지 노선을 10% 줄였으며, 웨스트젯, 플레어항공, 에어트랜잿도 비슷한 조정을 단행했다. 에어캐나다는 반대로 오는 10월부터 중남미 노선을 16% 증편할 계획이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무역전쟁 여행사 트립센트럴 여행사 플라이트 여행객 개개인